어떤 때는 내가 뭣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 아무리 봐도 내가 꿈꾸던 인생과는 거리가 멀거든. 그런데도 열심히 살고 있단 말야. 그런 걸 생존이라고 하는 건가. 내가 살았던 집, 은희경 우리는 모두 기적적으로 살아 사소하게 여름의 끝을 지나간다 연구소 앞 자그마한 연못가에 앉아 한참 물 안을 들여다본다 손가락으로 물 위에 이름을 새긴다 몰라도 바람이 분다 왜 오는지 몰라도 추적추적 비도 내린다 이렇게 지나가리라 내가 머물렀던 흔적도 네 마음에 물결쳤던 이 여름의 노래도 이 여름의 끝, 김이듬 나는 이번 생과의 계약이 오래 아프리란 것을 안다.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신용목 이렇게 생각이 많은 밤에는 나의 밤에 너를 초대하고 싶다. 나의 밤은 이미, 너를 제외한 너의 모든것으로 가득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