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출구가 없는 답답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바꿔 말해 희망을 상실하고 우울해진 사람들은
일상의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중단한다.
일상을 바로 쳐다볼 수 없어서, 이런 절박한 상황에 내가 일상적인 일들을 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일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취미생활을 끊고...
그렇게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존재,
즉 삶 그 자체마저 중단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점점 더 나쁘게 만드는 요인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느끼고 자신의 일상 여러 부분을 하나씩 그만두는 과정 자체가 우울감을 더 악화시킨다.
우리 삶에 좋은 일만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일은 천국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단언컨대, 현실에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나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때때로 우리는 지독하게 운 나쁜 일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다시피 나쁜 일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그 자체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건에 대한 나 자신의 반응으로 인해 결정된다.
보통 사람의 정신력은 그리 강하지 않다. 때문에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적당한 수준의
사기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나쁜 사건, 특히 답이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런 긍정적인 경험조차 중단하는 것이다.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소소한 활동들, 이를테면
친구와 전화로 수다 떨기
동료들과 점심으로 특별한 음식 먹어보기
애완견과 공원 산책하기
좋아하는 스포츠 팀 경기를 보며 응원하기
밤 9시, 치킨을 배달시켜 손에 양념을 잔뜩 묻히며 먹기
좋은 기분을 느끼는 순간순간이 곧
행복이란는 커다란 퍼즐의 한 조각, 한 조각들이다.
그 조각들이 모여 행복의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점차 끊어 버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평소 이런 일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할 때 우리는 대체로 좋은 기분을 느낀다.
그런 좋은 기분을 느끼는 순간순간이, 곧 행복이라는 커다란 퍼즐의 한 조각, 한 조각들이다.
그 조각들이 모여 행복의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삶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조금씩 없애다 보면, 어느순간
내 삶에는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나 스스로 내 절망의 크기를 더 키우는 꼴이다.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고,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이런 일들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래야만 정말로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조차 마침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받아들이는 것과 포기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단지 내 인생의 작은 조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엄청나게 많은 사건,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유년 시절의 사건부터
얼마 전 보았던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까지 무수한 기억들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집합에서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일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
이 조각 하나로 인해 나머지 조각들까지 전부 없애 버리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다.
-임세원,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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