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궤적」
"괜찮아요, 언니.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요."
어떤 기억들이 난폭한 침입자처럼 찾아와 '나'의 외벽을 부술 듯 두드릴 때마다,
이러다가는 내가 한순간 와를르 무너져내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우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나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여름의 빌라」
일본문학 석사까지 마친 내가 학업을 포기하고 독일로 남편을 따라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신은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남편이 유학 가면 아내가 학업이나 일을 포기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평범한 일이에요." 당신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응접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내가 말했을 때
당신은 나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습니다.
"주아, 너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 자유가 있단다."
당신의 말이 내게 던졌던 파문. 고백하자면 나는 그후로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주문처럼
당신의 말을 떠올리곤 했어요.
캄보디아인이 가장 좋아하는 신은 파괴의 신인 시바신이라는 말요.파괴가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좋은 것이라고 가이드는 그렇게 말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지호는 파괴하지 않고는 어떤 것도 새롭게 창조할 수 없기 때문일 거라고 말했죠.
무無. 당신의 집 거실에 적혀 있던 글자처럼, 사실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음을 그저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이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
「폭설」
엄마가 떠난 밤, 아빠가 그녀를 끌어안았을 때, 그녀는 그때 처음으로 어른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서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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